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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백신

기존 백신과 RNA백신의 차이점, 무엇이 다를까?

by dachae-yaksa 2025. 7. 22.

기존 백신과 RNA백신의 차이점

 

백신의 역할은 같지만, 만드는 방식은 다르다

백신은 인체가 질병에 걸리기 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면역력을 키워주는 방법입니다. 어떤 백신이든 근본적인 목적은 동일합니다. 바로 병원체(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대한 기억을 몸에 남겨, 실제 감염 시 빠르게 방어할 수 있게 돕는 것이죠. 그러나 이 면역을 어떻게 유도하느냐에 따라 백신의 종류는 다양하게 나뉩니다.

가장 전통적인 방식은 ‘불활성화 백신’과 ‘약독화 백신’입니다. 불활성화 백신은 바이러스를 죽인 후 주입하는 방식이고, 약독화 백신은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하게 만든 뒤 체내에 넣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B형간염, 일본뇌염, 독감 백신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반면 RNA백신은 전통적인 백신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취합니다. 병원체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 일부만을 전달해 우리 몸이 스스로 면역 반응을 유도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즉, ‘바이러스의 설계도’를 제공하고 우리 몸이 그것을 바탕으로 훈련하는 셈이죠.

이처럼 백신은 모두 면역을 키우는 도구지만, 사용하는 재료와 작동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어떻게 다른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백신의 구성 요소, 바이러스를 어떻게 다루느냐의 차이

기존 백신은 대부분 병원체 자체를 다룹니다. 바이러스를 배양하고, 약화시키거나 죽인 후에 사람에게 투여하죠. 단백질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의 표면 항원을 분리하거나 인위적으로 만든 단백질을 투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백신들은 보통 수십 년의 연구 경험이 쌓여 있고, 효과와 안전성이 어느 정도 입증되어 있어 비교적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실제 병원체를 다뤄야 하므로 생산 과정이 까다롭고, 대량 생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특히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할 경우, 기존 백신을 개량하거나 새로 개발하는 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반면 RNA백신은 바이러스를 배양하지 않습니다. 병원체의 유전 정보를 해독한 뒤, 그 중 항원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설계도’만 추출하여 RNA 형태로 합성합니다. 그리고 이 mRNA를 지질 나노입자(LNP)라는 보호막에 담아 체내에 전달하죠. 그럼 인체의 세포는 이 설계도를 바탕으로 항원 단백질을 만들고, 우리 면역 시스템은 이 단백질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해 항체를 생성합니다.

즉, 전통 백신은 외부에서 바이러스를 ‘직접 들고 와서 보여주는’ 방식이라면, RNA백신은 ‘그림을 보여주고 네가 직접 만들어봐’라고 하는 방식입니다. 이 구조는 RNA 기술이 훨씬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져다줍니다.

 

개발 속도와 변이 대응력, RNA의 진가가 드러나는 부분

RNA백신이 코로나19 대유행 때 각광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개발 속도’입니다. 전통적인 백신은 보통 10~15년이 걸리기도 하는 반면, RNA백신은 유전자 염기서열만 확보되면 며칠 안에 설계가 가능하며, 몇 주 내에 초기 생산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2019년 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등장하자, 화이자와 모더나 같은 글로벌 제약사는 몇 주 만에 RNA백신 시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임상시험과 규제 절차를 거쳐 불과 1년 만에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 기술의 유연성 덕분이죠. 이는 백신 역사상 유례없는 속도였습니다.

또한 RNA백신은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도 유리합니다. 기존 백신은 변이에 따라 새로 단백질을 배양하고 제조해야 하지만, RNA백신은 단순히 ‘설계도’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신속하게 개량 백신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계절성 독감이나 급격한 변이를 동반하는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RNA 플랫폼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물론 RNA백신도 단점이 있습니다. RNA 분자는 매우 불안정해서 쉽게 분해되기 때문에, 이를 보호하기 위해 특수한 코팅과 초저온 보관이 필요합니다. 화이자 백신은 -70도, 모더나 백신은 -20도 보관 조건이 요구되며, 이는 운송과 유통에 어려움을 줍니다.

 

효과와 부작용, 신뢰도 면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RNA백신은 초기 임상시험에서 매우 높은 예방 효과를 보였습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임상 3상에서 90% 이상의 예방률을 나타내며, 전통 백신보다 뛰어난 면역 반응을 유도했습니다. 특히 중증 예방 효과가 높고, 항체 반응 지속 기간도 상당히 길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보고되었습니다.

하지만 RNA백신은 상대적으로 ‘신기술’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전성이나 부작용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도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급성 이상반응으로는 접종 부위 통증, 발열, 두통, 피로감 등이 있으며, 일부 드물게 심근염이나 혈전 등과 관련된 보고도 있습니다. 다만 이는 다른 백신들도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범위이며, 심각한 이상반응은 극히 드문 편입니다.

전통 백신은 수십 년간 수많은 사례가 쌓여 있어 안정성 측면에서 신뢰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RNA백신 역시 글로벌 수억 명 이상이 접종한 결과를 통해 점차 그 신뢰를 확보하고 있는 중이며, 세계보건기구(WHO),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청(EMA) 등도 안전성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결국 RNA백신은 단기간에 등장한 기술이 아니라, 오랜 연구 끝에 상용화된 결과이며,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더 널리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술의 차이는 있지만, 둘 다 인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도구임은 분명합니다.

 

마무리하며: RNA백신, 기존 백신을 대체할까?

RNA백신은 기존 백신과 전혀 다른 원리로 작동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같습니다.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면역을 만들어내고, 질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 이 목표를 위해 과학은 새로운 길을 열었고, RNA기술은 그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그렇다고 RNA백신이 모든 전통 백신을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각각의 기술에는 적합한 상황과 조건이 있으며, 질병의 특성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백신 플랫폼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RNA는 유연하고 빠르지만 아직 보관과 비용 문제에서 한계가 있고, 전통 백신은 안정성과 인프라 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죠.

중요한 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RNA 기술 덕분에 더 많은 질병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고, 향후 감염병뿐 아니라 암, 유전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RNA 플랫폼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백신은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RNA백신은 그 진화의 한 가운데서, 인류 건강의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